공지사항 및 자료

[매일경제]`한국 바이오·제약, 단기성과보다 꾸준한 연구 필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조회18회 작성일 24-09-11 23:31

본문

"한국 바이오·제약, 단기성과보다 꾸준한 연구 필요"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칭커나겔 취리히대 교수

기사입력 2016.06.15 04:14:02 
image_readtop_2016_427369_14659316422508225.jpg
 
 
  
 

"단숨에 따라잡겠다는 생각은 `패스트 폴로어`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 결과입니다." 
롤프 마르틴 칭커나겔 취리히대학 교수(72)는 지난 10~11일 전남 화순에서 열린 `제1회 화순 국제 백신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우리나라를 약 10년 만에 다시 찾았다. 칭커나겔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 바이오·제약 분야에 많은 연구가 일어나고 있지만 세계적인 수준이 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며 "스위스도 노바티스와 로슈 등 세계적인 제약사가 있지만 각각 200년·1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회사란 걸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좀 더 꾸준한 연구를 주문한 것이다. 
그는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백신 개발의 난제에 대해 강연을 했다. 에볼라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백신은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반면,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와 결핵 백신의 개발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칭커나겔 교수는 "면역 기억(immunological memory)이라는 것이 있지만 실험실 내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현상일 뿐이기 때문에 치사율이 높은 급성 감염증보다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할 수가 없다"며 "결국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항체가 생후 아기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이런 사실은 새로운 백신 개발에 중요한 시사점이 된다"고 강연했다. 결국 인간의 면역 체계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었다. 
그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백혈구 세포들이 우리 몸에 침입한 항원을 공격할 때 어떻게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감염된 세포만을 인식하고 죽일 수 있는지 연구했다. 나아가 면역 시스템이 각각의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관찰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연구 업적으로 의학계에선 바이러스의 침입이나 암의 전이에 맞서 완벽하게 대응할 수 없다 해도 면역에 대해 보다 많이 알게 되면서 개개인의 유익한 면역 반응을 활용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런 연구는 류머티즘 질환처럼 원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의 자가면역 반응을 제거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도 연결됐다. 이후 다양한 면역 반응을 이용한 많은 치료제들이 개발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이 약물들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로 글로벌 제약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칭커나겔 교수는 2005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고려대 100주년 기념 강연에 초빙된 그는 "내일이라도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에게 10년 전 강연에 대해 얘기하며 당시엔 긍정적이었는지 몰라도 최근 네이처가 한국 과학계에서 노벨상이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꺼냈다.  
칭커나겔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의 노벨상 수상이 어렵다고 본 네이처의 기사를 읽지 않았다면서도 이 기사와 상당히 유사한 지적을 했다. 그는 "한국은 하이라키(수직적 명령)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단기 성과를 내려는 구조에선 제대로 된 학문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어떤 학문이 유행한다고 해서 그 학문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스스로 좋아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연구하라"고 조언했다.  
[이동인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